드라큘라가 있는 루마니아

2020. 1. 4. 17:15여행기

    유럽 남동부에 위치한 발칸반도는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주요 통로에 자리 잡고 있어서 오래 전부터 영토 점유 경쟁이 치열하게 이어져 내려온 곳이다. 최근 사회주의 몰락 과정을 거치면서도 민족 간의 분쟁이 얽혀 보스니아 내전과 코소보 전쟁 등의 소요를 겪어야 했으며 아직도 불안을 안고 있어서 이 지역을 유럽의 화약고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발칸반도지역은 여러 산맥이 뻗어 있어 산악지대가 많고, 3면을 바다가 둘러싸고 있어서 산수가 매우 수려한 곳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회주의 국가로 있었던 또 하나의 유럽이자 미지의 세계인 발칸반도의 매력과 신비로움을 찾아 여행을 떠나고자 한다.

 

    지난 821일날 1112일의 일정으로 에어프랑스에 탑승하였고 파리에서 환승 대기 4시간을 포함하여 17시간 만에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에 도착하였다. 루마니아는 발칸유럽에서 슬라브계가 아닌 유일하게 고대 로마인들의 후손들이 사는 라틴계 국가이다. 수도 부쿠레슈티는 루마니아 남부 다뉴브강변에 위치하고 있는데 동유럽의 파리로 불리 울만큼 아름다운 5백년의 역사를 가진 도시라고 한다.

 

    시내에 국회의사당인 웅장한 건물 국민관(차우체스쿠 궁전)이 있다. 공산주의 시절 당시 북한 김일성과 의형제를 맺었던 사이인 차우체스쿠 당 제1서기가 북한의 김일성 주석궁을 본받아 건설하였다고 하는데, 무척 호화로운 방이 1천개나 있고 단일 건물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미국 펜타곤 다음으로 크다고 한다. 그러나 궁전이 완공되기 전 차우체스쿠는 처형을 당하였다. 완공되면 발코니에 나와 인민들에게 손을 흔들려고 했을 터인데 그곳에서 최초로 손을 흔든 사람은 엉뚱하게도 마이클 젝슨이었다고 한다.

 

    부쿠레슈티에서 수채화 같이 펄쳐지는 트란실바니아 평원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면서 북쪽으로 2시간 반을 달리면 브란 마을이 나온다. 이곳 비르가우산의 정상에 음산한 브란성이 버티고 서있다. 이 성을 드라큘라성이라고도 하는 데 이 성은 아일랜드 작가 브람 스토커의 괴기소설 <드라큘라>의 배경으로 픽션에 역사가 가미된 흡혈귀 드라큘라의 현장이다.

 

브란성 일명 드라큘라성

    이 소설의 동기가 된 인물은 15세기에 실재했던 이곳 왈라키아 공국의 왕인 블라드 드라큘 체페슈였다. 작가는 체페슈왕의 잔학함을 전해 듣고 그를 흡혈귀 <드라큘라 백작>의 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드라큘라 성안에는 왈라키아 왕가의 가구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꼭대기 탑에 올라 내려다보면 산과 집들 그리고 도로가 마치 한 폭의 풍경화처럼 펼쳐진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드넓은 평원을 40분쯤 달려 평온한 중세도시의 느낌을 주는 브라쇼브를 구경하고 다시 부쿠레슈티를 향하여 남쪽으로 산악도로를 1시간 쯤 달려서 루마니아 최고의 산악 휴양 도시 시나이아에 도착하였다. 세계적인 휴양지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올 만큼 자연경관과 건축물들이 매우 아름답다. 이곳에서 루마니아 국보 제1호인 카를1세가 세운 펠레슈성을 구경할 수 있었다. 펠레슈성은 대리석과 목재가 조화를 이룬 르네상스 건축의 진수로 매우 아름다웠으며 안에는 각 국으로부터 교류된 엄청난 보물을 수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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