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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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녀 사랑 - 손녀가 제 집에 가고 있다
https://youtu.be/irK1rzon-JQ 손녀가 가고 있다 포옥 정든 손녀가 마지못해 길을 뜬다 승강기에 들어간 뒷모습이 짠하여 불러서 한 번 더 보고 아쉬움 달랜다 언제 다시 볼거나 하다 창문으로 내려다보며 아스라이 내려간 아이 불러 세워 또 본다 공손히 절하는 손녀 안 보는 것만 못하다 손녀의 앞길 같은 제 집 가는 머언 길 모났다가 둥글어지는 사람 사는 고비 길 작은 발 제 길을 따라 견디며 가고 있다 - 온경자 -
2021.09.03 -
홍시 - 시
속 타다 쪼그라들어 할매 젖된 홍시들 질기게도 달라붙어 보아란 듯 빛냈건만 까치도 시큰둥한 감 곁눈질도 아쉽다 땡감도 꼭꼭 씹으면 달보드레 군입정되고 가지 끝 말랑한 감 쳐다보면 군침 돌았지 풍요 속 헛헛함 달래기 홍시만한 것 있을까 - 온경자 -
2019.12.20 -
시 - 머리 염색
하얀 잡초 헤치며 독한 약을 치네요 젊고 싶은 안간힘에 몸살하는 머리칼 옛 빛깔 잊고 헤매다 제 옷 찾은 치매 머리 뽑혀나간 자국도 없이 사라져간 풀포기들 들추어진 허연 살에 추운 바람 구르네요 봄보리 밭 물결 일던 홍안의 머릿결이여 머리 세는 줄 모르고 빗장 걸어가며 설익은 벼이삭으로 맞섰던 젊은 날 서로가 가슴 뜻 몰라 차이만 키웠죠 내 앞에 머리 숙여 염색하는 당신 내 안으로 당신이 당신 안으로 내가 조아려 깃드는 지금 눈 내리니 다습네요 - 온경자 -
2019.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