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그릴라 여행(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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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멈추는 이상향 샹그릴라(香格里拉)
여강을 출발한 버스는 차츰 산길을 달리게 되는데 고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주위는 구릉지대와 분지로 변하고 분지의 초원에는 염소, 야크(소), 돼지 등이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는 그림 같은 풍경들이 이어진다. 2시간쯤 달리면 장강(양자강)의 첫 번째 협곡이 시작되는 곳에 산을 휘감고 흘러가는 ‘장강제일만’이 펼쳐져 있고 다시 장강(長江)의 상류인 금사강(金沙江)의 우유 빛 물살이 급류로 흐르고 있는 이곳의 아찔한 산 능선을 1시간쯤 더 달리면 옥룡설산(玉龍雪山)과 합파설산(哈巴雪山)이 맞닿은 곳에 세계에서 가장 좁고 가장 깊은 협곡을 이루고 있는 호도협(虎跳峽)에 도착한다. 산 정상과 계곡의 높이 차이가 3,900m나 된다고 한다. 도로에서 급경사인 계단을 한참 내려가면 30m인 강폭의 한가운데에 급물살을 ..
2019.12.21 -
중세에서 멈춘 도시 여강(麗江리쟝)
대리에서 북쪽으로 농지가 펼쳐진 국도를 4시간 달려 여강(麗江)에 도착하였다. 달리는 동안 들판에는 농사철인지 11월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무리지어 나와 바쁜 일손으로 여념이 없었다. 여강은 해발 2,416m에 위치한 작은 도시로 소수 민족인 납서족(納西族나시족)의 고향이다. 구시가지인 여강고성에는 돌이 깔린 골목과 송조, 명조시대의 기와집들로 이루어진 중세마을이 존재하고 있었다. 특히 돋보인 것은 옥룡설산에서 흘러오는 거울 같은 맑은 물이 골목마다 휘감아 돌고 있는 인공 수로들이 있어 고성은 한층 정갈스럽고 운치 있게 보였다. 이 고성 마을은 10여 년 전만 해도 알려지지 않은 오지 마을이었는데 1994년 진도 7의 강진 속에서도 피해를 입지 않아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고, 199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
2019.12.21 -
대리석의 고향 대리(大理따리)
곤명을 출발하여 북서쪽으로 넓고 한적한 4차선 고속도로를 5시간 달리면 대리(大理따리)에 도착한다. 이 지방의 특산물인 대리석의 이름이 대리의 지명에서 유래하였기 때문에 우리에게 친숙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대리는 약 4500년전 백족(白族바이족)의 조상들이 자리 잡고 얼하이문화를 만들었던 곳이고 이후 당나라 때는 남조국(南詔國), 송(宋)나라 때는 대리국(大理國)의 도읍지로 고대의 유적을 간직하고 있는 고도이다. 이곳은 해발 1976m고지에 위치하고 있으나 특유의 온난한 기후여서 예로부터 벼농사가 성행하였다고 한다. 대리의 뒤쪽 3면은 히말라야의 끝자락인 창산(蒼山챵샨)이 병풍처럼 위치하고 있고 앞쪽은 바다와도 같은 큰 이해(洱海얼하이)호수가 있어 천혜의 요새가 되어 외풍으로부터 자유롭게 자신들만의 역사..
2019.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