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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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머리 염색
하얀 잡초 헤치며 독한 약을 치네요 젊고 싶은 안간힘에 몸살하는 머리칼 옛 빛깔 잊고 헤매다 제 옷 찾은 치매 머리 뽑혀나간 자국도 없이 사라져간 풀포기들 들추어진 허연 살에 추운 바람 구르네요 봄보리 밭 물결 일던 홍안의 머릿결이여 머리 세는 줄 모르고 빗장 걸어가며 설익은 벼이삭으로 맞섰던 젊은 날 서로가 가슴 뜻 몰라 차이만 키웠죠 내 앞에 머리 숙여 염색하는 당신 내 안으로 당신이 당신 안으로 내가 조아려 깃드는 지금 눈 내리니 다습네요 - 온경자 -
2019.12.15 -
백두산 두만강 여행
2019년 5월 23일 - 26일, 35동창 가족 21명이 백두산 두만강 일대를 여행한 동영상입니다. 목단강-발해유적지-이도백하-장백폭포-온천지대-백두산천지(북파)-용정-연길-도문- 두만강.
2019.09.25 -
수필 - 국수기계
살림을 하다 보면 버렸던 물건이 가끔 아쉬워질 때가 있다. 버리지 않았더라면 요긴하게 쓸 걸 그랬다고 간절해하면서 옛 노인들을 닮아가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 놀란다. 시어머님이 물려주신 미싱도 필요 없을 거라고 버렸다. 이불 홑청이나 조금만 박아도 될 옷도 수선 집으로 들고 가야할 때는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다. 골동품으로 가치가 있을 시어머니 혼수, 백동장도 생각 없이 버렸다. 눈만 흘겨도 부서질 듯하고 자리만 차지하고 있어서였다. 난간이 있어 고풍스러웠던 평상은 대학에 기증하기도 했다. 가끔 칼국수를 해 먹으면서 힘이 들 때면, 남편은 버린 국수기계를 아쉬워했다. 방망이로 힘들여 미는 모습을 보면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 일반 주택의 잡동사니와 함께 미련 없이 버린 물건이다. 자주 ..
2019.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