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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도시 바라나시
히말라야의 물이 모여 평원을 흘러가는 갠지스강을 힌두교에서는 여신으로 신격화하고 강가(Ganga)라고 부른다. 이 강가가 있어서 바라나시는 인도인들이라면 한번쯤 방문하는 것을 평생 소원으로 여기는 힌두교도의 성지이다. 우리는 이 바라나시로 가기위하여 델리역에서 12시간 걸리는 야간침대열차에 탑승하게 되었다. 침대칸 1실이 일반적으로 4인용인데 여기는 6인용이고 시설이 좋지 않다. 양쪽으로 3개층의 침대가 있는데, 기사도를 발휘해 3층 침대로 올라가보니 생각보다 높아서 자다가 굴러 떨어지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것 같다. 그래도 다리를 쭉 뻗고 누워서 자게 되어 비행기에서 보다 훨씬 더 편하였다. 새벽에 차창 밖으로 스치는 시골 경치는 어쩐지 어색하지만 우리나라 시골 풍경과 비슷하다. 이른 아침인데도..
2019.12.19 -
인도의 수도 뉴델리
인도하면 명상의 나라, 힌두교의 나라, 그리고 인구 10억의 광대한 나라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국민의 97%가 극빈생활을 하고 있으면서도 유능한 인재가 많고, 핵을 보유하고, 옛날에는 무굴제국의 영광도 누렸던 인도. 그래서 지구상에서 가장 독특하고 가장 이국적인 나라로 여겨지고 있는 인도를 구경하러 북인도로 간다. 우리 동문 6가족은 지난 9월 21일부터 9박10일의 일정으로 인디아항공에 탑승하여 인천공항을 이륙하였고, 홍콩을 경유하면서부터는 창밖이 온통 붉게 물들여진 저녁노을을 감상하면서 해와 함께 비행하여 11시간 만에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 도착하였다. 시내에는 자전거를 개조한 3륜 릭샤, 리어카, 자동차, 그리고 사람들로 붐볐는데, 길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북쪽에서 온 외지인과 토착민과의 오랜 ..
2019.12.19 -
버리고 얻은 것
절약이 몸에 밴 내가 집을 수리하면서 참 많이 버렸다. 묵힌 살림살이들을 버리면서 다 살았다는 생각에 서글퍼지기도 했다. 살이 빠진 듯 헐렁해진 집이 마음에 들어 매일 쓸고 닦는다. 인테리어 공사를 앞두고 심란해하던 어느 날, 며느리가 온 김에 필요 없는 물건들을 버리기로 했다. 요긴하겠지 싶어 아껴 모아둔 그릇과 가전제품을 끄집어 내 놓으니 주방 바닥이 발 들여놓을 틈이 없었다. 쟁반만한 사기접시와 수두룩한 국그릇 밥그릇, 크기 순으로 쌓아놓은 목기 그릇과 쟁반들, 구식 그릇이라며 며느리 손에 끌려 나오는 커피잔 셋트들, 각양각색 유리컵 등 즐비했다. 필요한 만큼 추려내고 동생네로 보냈다. 훈제기 사진을 보고 반색을 하는 동생이 고맙고 한편으로는 진즉 줄 걸 하는 후회도 들었다. 버린 것 중에서 남편은..
2019.12.18 -
어린 날의 봄
어릴 적 이른 봄은 겨울 못지않게 추웠다. 전란을 겪은 후라 모든 것이 부족하여 어린 것들의 고생이 더 심했다. 옷을 껴입어도 보온이 안 되어 찬바람이 파고들었다. 속이 비어 더 추웠으리라. 손등은 늘 트고 콧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어른들은 먹을 것 걱정을 안고 살았다. 봄이 되면 어머니는 텃밭에 여러 가지 채소를 심어 반찬을 해 주셨다. 상추, 아욱, 쑥갓, 시금치 그리고 울타리 밑 구린내 풍기는 구덩이의 호박 싹들은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밤에는 콩나물시루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다. 할머니는 주무시다가도 때맞춰 물을 주셨다. 콩나물 반찬은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았다. 단물 터트리며 씹히는 초봄의 새 쪽파 나물과 아욱국은 지금도 구미가 당긴다. 새벽에 어머니가 모를 찌러 간 날, 내가..
2019.12.18 -
유머 - 호텔에 화장실이 없는 것 아닌가!
LA의 호텔에 머물면서 창밖을 내다보니 옛날에 듣고 웃었던 ‘화장실’ 이야기 하나가 생각나서 소개하고자 한다. 해방직후 돈 많은 우리나라 장년 한 사람이 미국의 한 호텔에 머물게 되었다고 한다. 하루는 용변을 보기 위하여 화장실을 찾았으나 보이지를 않았다. ‘호텔에 화장실이 없는 것 아닌가!’ 한국에서의 재래식 화장실만을 생각하며 복도로, 방으로 아무리 찾아봐도 없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수세식 변기를 이 분은 처음 보는 것이고 그 곳이 화장실인 줄을 몰랐던 것이다. 상황은 점점 급하게 되고 화장실은 없고 드디어는 식은땀이 나고 정신이 몽롱해지는데 어떻게 해야 할 방법이 없다. 궁리를 하다가 다급하게 되자 할 수 없이 신문지 한 장을 방바닥에 깔고 대소변을 볼 수밖에 없었다. 몸을 풀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2019.12.17 -
땅위에 그림이 있는 나스카평원
쿠스코 발 항공편으로 푸에르토말도나도에 도착하여 모터카누로 2시간 거리인 아마존 정글지역을 여행한 후, 나스카 지상그림이 있는 곳에 가기 위하여 리마에서 1시간 20분간 남쪽으로 비행하여 인구 약 3만의 작은 도시 나스카에 도착하였고, 이 곳에서 지상그림을 유람하는 경비행기에 탑승하여 40분 정도 관찰할 수 있었다. 이 지상그림은 페루 남부의 태평양 연안과 안데스산맥 기슭 사이에 있는 900㎢ 넓이의 광대한 나스카평원에 그려져 있는데 이 평원에는 벌새⋅콘도르⋅우주인⋅고래⋅원숭이⋅거미⋅나무 등 30개 이상,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있는 직선⋅소용돌이⋅삼각형⋅사다리꼴⋅기묘한 곡선 등 기하학적 무늬들이 200개 이상이 그려져 있으며, 점이나 부호 등을 합치면 그림이 무려 9천개에 이른다고 한다. 그림 한 개의 ..
2019.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