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성지 사르나트(녹야원)

2019. 12. 19. 14:47여행기

  불교의 성지인 4대 유적지라고 하면 석가의 탄생지인 룸비니, 큰 깨달음을 얻은 부다 가야, 처음 설법을 전한 사르나트, 그리고 입멸지인 쿠시나가라가 있다. 바라나시에서 북동쪽으로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가면 4대 유적지 중의 하나인 사르나트가 있는데, 사슴과의 전설이 있어 녹야원이라고도 부른다. 이곳이 깨달음을 얻은 석가가 처음으로 함께 수행했던 다섯 제자에게 진리에 대한 설법을 행한 곳이다.

 

  당시에는 이곳에서 자신의 철리를 발표하여 공감을 얻어야만 추종자들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공감을 얻었고, 이후로 불교는 공인된 종교, 뛰어난 철학으로 번창일로를 걷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 장소는 바로 불교가 시작된 곳이라고 한다.

 

  인도는 세계로 뻗어나간 불교의 발상지 이면서도 정작 불교인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인구의 0.7% 밖에 안 된다. 한때는 불교가 부흥한 때도 있었다. 아쇼카왕, 카니시카왕 등은 불교를 보호한 왕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굽타제국의 말기부터 불교는 쇠퇴하여지고 이에 대신하여 브라마니즘의 변형으로 성립된 힌두교가 세력을 떨치게 되었다.

 

  도시의 혼잡함에서 벗어나 큰 가로수가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길을 걸어가다 보니 푸르른 나무들과 넓은 잔디밭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유적지가 나왔다. 석가가 처음으로 설교를 하였고 승원이 있던 녹야원이다. 옛날 많은 승려가 수행하고 간 승원은 잔디밭 가운데 빨간 벽돌로 된 거대한 토대로만 흔적이 남아 있다. 그래서 감회를 일으키게 할 뿐이고, 번성하였던 당시 사원의 모습과 장관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게 할 뿐이었다.

 

사르나트(녹야원)

  멀리 한쪽에 높이 46m인 커다란 다메크 스투파(2층원탑)가 눈에 띄었다. 6세기에 세워져 외견상으로는 말끔하게남아 있지만 일부 파손된 것을 한 참 보수 중에 있었고, 이 탑 주변을 돌고 있는 순례자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다메크 스투파 (2 층원탑 )

  또한 혜초스님의 기록에도 남아 있는 유명한 아쇼카왕이 세운 돌기둥이 있었다. 혜초스님은 그의 기행문에서 <사자상이 위에 있는 저 석주는 다섯 아름이나 되었고, 거기 새긴 글이 무척 세밀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높이 15m인 이 돌기둥은 부러져서 기단부만 남아 있으며 기둥 머리에 있던 네 마리의 사자상은 사르나트 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다. 이 사자상은 현재 인도의 휘장인 국장으로 사용되고 있고, 화폐에도 인쇄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먼 옛날 이곳을 찾아왔던 혜초스님은 당시 고향 경주를 얼마나 멀리 느꼈을까? 스님은 기행문 <왕오천축국전>에서 어쩌면 살아서는 못 갈지도 모르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달 밝은 밤에 고향 길 돌아보니

뜬 구름은 너울너울 고향으로 돌아가네.

편지를 봉해 구름 편에 보내려 하나

바람은 내 말을 들으려 않는구나.

내 나라는 하늘 끝 북쪽에 있고

이 나라는 땅 끝 서쪽에 있네.

해가 뜨거운 남쪽에는 기러기도 없으니

누가 내 고향 계림으로

나를 위해 소식을 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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